
[김태우 IT 산업부 기자]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일부 구역에서 관리 기준을 넘어선 농도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가운데 현장 조사 결과 원자력연 자연증발시설에서 지난 30년간 방사성 오염수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증발시설은 극저준위 액체 방사성 폐기물 수분을 태양열 등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증발시켜 처분하는 시설인데 원자력연 측 운영 미숙으로 매년 11월께 방사성 오염수가 반복적으로 넘친 사실이 확인된 것.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발표한 원자력연 방사성물질 방출사건 최종 조사 결과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지난 1월 21일부터 실시한 원자력연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날 원자력연에 후속조치를 요청했다. 원안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과 11월 원자력연 내 자연증발시설에서 액체 방폐물이 외부로 누출됐고, 해당 배수시설은 정부 승인 설계와 다르게 설치 운영됐다. 일부 시설 운전 미숙도 있었음도 확인됐다.
원안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년 11월께 동절기 동파 방지를 위해 자연증발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모든 액체 방폐물을 지하 저장조로 회수하는 과정에서 필터 하단 배수구와 바닥배수탱크를 통해 방폐물이 연간 470~480ℓ 외부로 누출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9월 26일 시설운영자가 자연증발시설 집수로 필터를 교체한 뒤 밸브 상태에 대한 점검 없이 시설을 다시 가동하면서 집수로에서 방사성 오염수가 넘쳤고, 이에 따라 액체 방폐물 약 510ℓ가 외부로 누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연은 “비록 확인된 방사선량이 극미량이지만 누출이 발생한 것만으로도 기관 신뢰를 깎는 일임을 통감한다”며 “모든 역량을 모아 다중 예방 조치를 취하고 조속히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업계는 방사능 제염 및 소각 기술의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방사능 문제로 홍역을 치른바 있는 일본의 경우 국내 기업 우진의 방사능 소각재 세슘 제거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미 현지 테스트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진은 자회사인 원자력환경기술개발(NEED)과 일본 방사능 제염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 사업 계약을 체결한바있다. 원자력환경기술개발(NEED)은 일본 후쿠시마 현지에서 방사능 소각재 세슘 제거에 대한 실증테스트를 마치고 원자력백엔드추진센터(RANDEC)로부터 인증서를 받아 일본 정부로부터 기술력을 인증 받았다. 일본 내 현지 테스트를 마친 우진은 향후 자회사 '우진 재팬'을 통해 방사능 소각재 세슘 제거 제품을 일본 전역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의 방사능 소각재 세슘 제거 기술이 일본 내에서 인정받은 만큼, 국내에서도 이러한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 모두 원전해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국내에도 발빠르게 기술력을 도입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기업 우진과 함께 업계에서 주목되는 관련 기업으로는 원자력발전소용 특수문 개발에 성공해 해외수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이에스다산'과 우리기술, 에너시스, 태양기술개발, 승진이엠씨 등이 있다.
